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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뜰 책 후기 리뷰




사임당의 뜰 책 후기

'뜰은 마당으로 들어온 작은 산수이다' 이 책 서문에 나온 문구이다. 뜰이라는 것이 작고 항상 볼 수 있는 나비, 개구리, 잠자리 들과 늘 있는 오이, 가지, 수박 들로 특별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사임당은 이 평범한 뜰을 화폭에 담아 평범하지 않는 풍경으로 바꿨다.

내가 사임당의 그림을 실제로 처음 접한 것은 간송미술전에서 묵포도도였다. 잎으로 포도를 살짝 가린 것이 매력있었다. 포도알을 묵의 농도를 다르게 해서 지루하지 않고, 생기가 돕는 그림이라서 한참을 넋을 놓고 본 그림이였다. 이 책에서 묵포도도를 다시 만나 반가웠다. 오히려 집에서 조용하게 앉아서 그림을 더 찬찬히 볼 수 있어서 미술전에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임당의 그림을 주고, 소재의 의미, 구도, 그림에 대한 평가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덧붙여서 옆에서 개인 선생님한테 과외 받는 기분이 들었다.

오래전에 '바람의 화원'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통해 벼슬길에 오르기를 기원하고, 무병장수를 빌거나, 상대를 조롱하는 메세지를 담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고 옛 선인들이 드러내지 않으면서 메세지를 주는 것에 감탄했는데, 사임당도 그런 메세지를 담은 그림을 그렸다. 쏘가리 라는 그림에서 쏘가리와 새우는 조화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쏘가리가 한자로 궐이라고 해서 궁궐의 궐과 발음이 비슷하다. 그래서 쏘가리는 궁궐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그림이 쏘가리를 보고 새우가 놀라서 위로 팔짝 뛰는 그림이였는데, 이것은 쏘가리가 새우를 놀라게 하다를 한자로 표현하면 "입궐경하""궁궐에 들어온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입궐경하"와 발음이 같아서 급제해서 궁에 들어간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고 하니 참 재미있고, 사임당의 재치가 돋보이는 그림이였다. 그 외에도 다양하게 의미를 담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사임당의 그림에는 규칙과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림에 가지가 많이 나오는데 가지는 자식을 의미한다. 오이나 수박처럼 덩쿨식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주렁주렁 달린 열매만큼 자손들도 풍요롭게 낳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메인 꽃이나 열매가 나오면 그 옆이나 아래에 작은 패랭이꽃, 개미취,민들레 그 밖에 이름 생소한 여러 풀들이 조연으로 나온다. 사임당은 색감이 뛰어나다. 붉은 계열의 꽃을 메인으로 그렸다면 조연은 푸른빛으로 한다. 흰색이나 노란색이 되야하는 민들레는 붉은 봉선화를 만나서 푸른 민들레로 재창조된다. 사임당의 창의성에 감탄이 나왔다. 사임당은 3이라는 완벽한 숫자를 좋아했다. 수박과 들쥐, 가지지매, 청과취완 등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꽃이나 열매는 3개씩 등장한다. 나비 또는 새는 두 마리를 같이 등장 시켜서 조화미를 준다.

 

사임당의 뜰에서는 사임당의 딸인 매창의 그림도 볼 수 있다. 사임당의 재주를 닮아 수묵화조도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데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사임당, 매창, 이이와의 가상 인터뷰를 담고 있어서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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